저는 올해 나이 89세 권성임입니다. 오늘은 6월 2일 투표일이죠. 저 때문에 우리 딸이 새벽부터 분주합니다. 지난 4년 동안 꼼짝 못하고 누워만 있는 제가 투표를 꼭 해야겠다고 우겨서 고생을 시키네요.
저는 노인성 골다공증으로 자리에서 일어설 수가 없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는 수수깡마냥 얇아져 힘도 들어가지 않아요. 3년 전만 해도 휠체어는 탈 수 있었는데 이제는 허리가 아파 자리에 앉지도 못합니다.
"오늘은 8명 찍는 날"
그래도 투표는 해야죠. 몇 년 전 한 해 두 번 투표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투표했어요. 그때는 부재자 신고라는 것을 해서 집에 누워서 투표를 했는데, 딸이 올해는 부재자 투표 신고용지가 안 와서 접수를 못했다고 합니다. 우리 손자도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는데 주소가 아직 이 집이라 녀석도 투표하러 올라와야 한다고 하네요. 오후에는 손자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안 주려고 투표소 열자마자 가려고 했는데 119 구급대가 시간이 안 된다고 하네요. 웬 119냐고요? 휠체어도 못 타는 제가 투표를 하려면 들것에 실려 가는 수밖에 없거든요. 할 수 없죠. 조금 기다려야겠습니다. 참, 여기는 인천 부평구 산곡동이에요. 동네 이름처럼 산 위에 집이 있어 오늘 119대원 분들이 고생 좀 하시겠어요.
그리고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오마이뉴스>에서 기자분이 오셨네요. 늙은 할머니가 투표하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취재까지 하러 왔을까요? 아무튼 고맙기는 한데 대답하기도 힘든 저한테 계속 바보 같은 질문만 하네요.
제가 오늘 투표 몇 명 뽑는지 모를까봐 그러세요? 8명이잖아요. 걱정 마세요. 딸하고 선거공보물 보면서 공부 많이 했어요. 딸은 자꾸 (민주)노동당 찍자고 하는데 저는 그것보다 여자 후보들 뽑아 주려고요.
왜 그렇게까지 투표를 하려 하냐고요? 글쎄요. 투표를 안 하면 안 되잖아요? 투표는 꼭 해야 돼요. 안 하면 어떻게 되냐고요? 그건 잘 몰라요. 하지만 투표는 꼭 해야 하는 것이란 건 알아요. 딸한테 제 신분증은 챙겼는지 좀 물어봐 주세요.
"투표하면 당연히 기분 좋죠"
저는 일제시대 때 결혼했는데 남편이 강제징용에 끌려갔어요. 그리고 시아주버니도 끌려 갈 상황이었죠. 남편은 보냈지만 시아주버니까지 가시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일본순사랑 담판을 지었습니다.
어떻게 됐냐고요? 제가 이겼죠. 시아주버니는 안 끌려갔고, 남편도 해방되고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때 충북 청원군 문의면의 여장부로 통했어요. 얼마 전에 고향에 가니 대청댐 공사로 마을은 물에 잠겼더라고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구급차가 왔네요. 이제 투표하러 가야겠어요. 얼마 만에 바깥 구경을 나가는지……. 구급대원 분들이 조심스럽게 하시는 데도 허리가 많이 아프네요. 구급차에 올라 누구를 찍을지 다시 떠올려 봅니다.
집에서 얼마 멀지도 않은 곳을 차를 타고 가려니 조금 민망합니다. 투표장의 사람들은 들것에 실려 투표하러 가는 저를 신기한 표정으로 보시네요. 거기 저보고 대단하다고 하시는 분, 이거 대단한 일 아니에요. 저는 죽더라도 투표는 하고 죽어야겠어요.
투표소에 줄이 길었는데 본의 아니게 새치기해서 미안해요. 구급대원 분들이 들것을 실은 이동식 침대를 밀어 주셨는데 이렇게 투표하러 가는 사람은 처음 본대요. 투표소에는 딸하고 같이 들어갔어요. 제가 누워 있으니 도장을 제대로 누를 수가 없어서요. 제대로 잘 찍었습니다.
투표하고 나오는 저한테 기자분이 '투표하니까 기분이 좋으시냐'고 또 바보 같은 질문을 하네요. 그럼 좋지 안 좋아요? 그런데 기자님은 투표하셨어요?
2010년 6월 2일. 나라의 혼란 아닌 혼란속에 치뤄진 지방선거가 있던 날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1991년 지방의회 선거와 1995년 자치단체장 선거를 통해 다시 시작되어, 이제는 지방자치제도가
성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옆의 자료를 보면 지방선거는 총 5회가 실시 되었으며 1회 68.4%, 15년만에
최대투표율이 나왔습니다.
위의 기사내용 처럼 89세 권성임 할머니는 고령에 몸이 불편하시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 젊은이들은 어떻습니까!?
그저 투표하는 날을 쉬는날로 생각합니다.
이번에 투표가 15년만에 최대투표율이 나온 이유는 지금 현직 대통령이신 이명박대통령 한나라당과 故 노무현 대통령 민주노동당 대립, 천안함 사건 및 북에 대한 정부태도 등 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나라는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하는 자와, 그것을 저지하는 자들 뿐입니다.
그저 나라에 일을 해야될 사람들이 서로 헐 뜯고 있으니 나라 꼴이 말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럼 이런 사태를 더이상 손 쓸수 있는 방법은 없는것인가!?
그것이 바로 우리 젊은이들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하는것입니다.
나라는 우리가 뽑은 대표들이 관리하고 그 대표님들을 관리하는것은 바로 우리 국민의 몫입니다.
즉, 우리 국민이 나라를 관리를 한다고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나라를 관리하는 대표들에게 따끔하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투표입니다. 우리의 투표율이 1%가 올라갈 수록, 나라 대표님들께 천마디를 더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깁니다.
권성임 할머니 뉴스와 휠체어 타고 투표하러 오신 분, 힘든 여건에도 나라를 위해 투표하신 분들을 보면서 우리들의 행동에 큰 반성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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